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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연구의 과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축적체제 변화를 분석하는 것이다. 초점은 97년 이후 축적체제의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수출 주도와 수익 추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지, 미국식 시장화와 개발주의적 경로 의존성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면서 혼성적 신축적체제를 창출해 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97년 이후 축적체제 변화의 한가지 특징은 고부채-고투자-저수익 체제로부터 저부채-저투자-고수익 체제로의 전환이다. 이것은 한국 특유의 개발주의 경제가 그 중요 대목에서 해체되고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상당 부분 미국화했지만, 동시에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와는 매우 다른 특징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경제는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처럼 금융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과 같은 월가가 없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제기된다. 97년 이후 고수익 체제를 떠받친 물질적, 제도적 토대는 무엇인가. 또 고수익의 이면에는 어떤 어두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는 한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의 위상은 97년 이후 더욱 강화되었다. 그리고 이 기반 위에서 수출 주도 축적체제로의 전환도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제도형태 측면에서 97년 이후 재벌지배 체제가 변형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재벌체제의 경쟁력의 근간도 역시 제조업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97년 이후 한국경제가 미국식 수익추구 체제로 전환되면서도, 동시에 제조업 경쟁력에 기반한 수출주도 체제와 재벌지배체제라는 개발주의의 경로의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출 시장과 금융 시장, 이것은 97년 이후 한국경제를 새롭게 거듭나게 만든 ‘이중규율’ 기제다. 그러나 새로운 규율 기제 도입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자본, 즉 재벌과 금융자본에 대한 규율의 해체다. 국가의 재벌에 대한 규율과 금융 통제가 해체됨으로써 이들이 자유로운 이탈과 지배의 요구를 들고 나오게 됐고, 경제 부문들간의 헌신과 협력 관계가 유동성과 이탈 관계로 변질되었다. 이것이 저진로 함정, 즉 수출, 내수 양극화, 수익 추구와 투자 부진의 결합, 분배악화와 수요 부족의 결합의 뿌리에 있다. 신축적체제는 1등만 살아남는 승자독식 시스템이다.
키워드
- 제목
-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축적체제: 수출주도 수익추구 축적체제의 특성과 저진로 함정
- 제목 (타언어)
- The Korean Regime of Accumulation after 1997 Currency Crisis: Focused on Export-led and Profitability-Seeking Characteristics and its Low-road Traps
- 저자
- 이병천
- 발행일
- 2011-02
- 유형
- Y
- 저널명
- 동향과 전망
- 호
- 81
- 페이지
- 9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