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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헤밍웨이의 소설에 관한 전통적 연구접근방법을 탈피하여 헤밍웨이의 작품을 생태학적인 접근방법(ecological approach)으로 새롭게 조망해 봄으로써, 그동안 경시되어온 헤밍웨이 문학의 사회적 책무에 관한 담론을 구체화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어느 작가든 자신의 작품에서 자연을 배경이나 소재로 삼고 있으면서도, 작가의 자연관이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생태주의 세계관에 적합하지 않다면, 그런 작품은 생태주의 비평의 대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헤밍웨이가 어린 시절부터 음악가인 어머니에게서는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배우고, 의사인 아버지로부터는 사냥과 낚시뿐만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를 과학자적인 안목으로 객관적으로 관찰하도록 지도받은 점과 그의 어린 시절이 자연보호에 앞장서던 자연과학자인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재임기간(1901 -1909)과 맞물리는 시대상황 등을 감안해 본다면, 그는 자연작가로서의 소양을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터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식물 등 자연생태계에 관심이 많았던 헤밍웨이의 아버지는 일찍이 위대한 자연과학자인 루이 아가시(Louis Agassiz: 1807-1873)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아가시 협회(The Agassiz Association)’의 회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어린 헤밍웨이를 회원으로 가입시켜 자발적으로 동식물을 관찰하고 생태계의 신비를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생태연구는 자연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아가시 협회’의 연구지침을 이어받은 헤밍웨이는 자연스럽게 예리한 눈과 따스한 가슴으로 자연생태계를 관찰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 사냥과 투우를 다룬 논픽션 작품들뿐만 아니라, 소설 작품들에서 헤밍웨이의 자연묘사가 구체적이고 예리하며, 산업기계문명이 자리 잡고 있는 저지대를 질병과 불행과 연관시키고, 오염이 안 된 맑은 물이나 산악지역을 평화와 행복의 상징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일견 생태학적인 함의를 지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산업기계문명의 폐해로 야기된 기만과 인간성 상실과 생명력의 훼손을 인류 최대의 비극으로 여기고, 허황된 말로 포장된 거짓을 거부하고 진실을 구현하기 위해 헤밍웨이가 확립한 비정적 문체도 생태학적 함의를 지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작가가 생태학적인 상상력을 갖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러한 생태학적인 인생관이 그의 논픽션뿐만 아니라 여러 장, 단편 소설들과 중편소설 『노인과 바다』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고찰해 보았다. 특히, 『노인과 바다』에서 작가가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의 초월적인 범애사상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종교적인 차원으로 까지 승화하고 있는 것이 작가의 생태학적인 철학에서 비롯된 것임을 제시하였다. 이 소설에서 산티아고 노인은 어부로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물고기를 잡을 뿐이지 물고기를 남획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존재 이유를 긍정하고 생명체에 대한 사랑을 넘어서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고귀한 생명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상은 인간과 자연을 양분하여 공생관계가 아닌 이분법적인 대립관계로 해석한 서양의 자연관과 인간관을 벗어나 동양의 자비사상과 공생윤리라는 유기적 생태학의 핵심사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키워드
- 제목
- 생태학적 관점에서 본 헤밍웨이 연구
- 제목 (타언어)
- A Study on Hemingway in Ecological Perspective
- 저자
- 백낙승
- 발행일
- 2013-12
- 유형
- Y
- 저널명
- 인문과학연구
- 호
- 39
- 페이지
- 109 ~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