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민(越南民) 김은국의 경계 넘기와 ‘유랑민/세계시민’으로서의 글쓰기: 냉전기 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치성

Border-Crossing and Writing as a “Nomad/Cosmopolitan” in the Works by the North Korean Refugee Richard E. Kim: The Politics of Diasporic Literature during the Cold War

초록

이 글은 한국계 미국작가 김은국(Richard E. Kim)이 1960년대에 발표한 소설 『순교자The Martyred』와 『심판자The Innocent』를 대상으로, 그간 작품 해석의 맥락에서 간과되어왔던 월남민의 자의식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는 양상을 살핀 것이다. 그간 김은국의 작품은 디아스포라 문학, 비교문학적인 관점에서 읽히면서 ‘신과 인간’, ‘선과 악’ 등 보편적인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 해석되어 왔다. 이 글은 이러한 보편적인 주제에 대한 서술이 가능할 수 있었던 전제 조건을 논하기 위한 것이며, 특히 월남민 김은국의 공간적 이동과 국적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민이자 ‘한국계 미국작가’이기에 앞서, 김은국은 함경도 출신으로 해방 이후에 월남하여 극우단체인 서북청년회의 지원을 받아 남한에 정착하였고,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 자원입대하여 종군한 월남민이었다. 『순교자』가 다루는 한국전쟁기 평양 철수 작전이나 『심판자』가 다루는 군사정변 및 ‘살인 기계’로서의 인간이라는 제재는, 반공을 신념으로 삼았던 월남민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을 고려해야 그 의의가 살아난다. 아울러 ‘월남민의 망명’임을 감안할 때 냉전 체제 하에서 미국에서 영어로 소설을 쓴다는 행위의 정치적ㆍ이념적 상징성을 이해할 수 있다. 무책임한 모국에 대한 비판부터 반공 혁명에 대한 상상에 이르기까지, 김은국의 문학은 1960년대 자유주의의 심장부인 미국의 시민이라는 정치적 위상 속에서 발화된다. 이로써 김은국의 소설은 실향한 월남민이 갖는 ‘유랑민’으로서의 피해의식과, 대한 민국의 ‘이방인’에서 비로소 자유주의 강대국의 구성원이 된 자가 갖는 ‘세계시민’으 로서의 객관성이 중첩된 양상으로 전개된다. 이는 냉전기 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치적 국면이라 이를 만하며, 디아스포라 문학이 다만 실향민의 문학이 아니라 정착민의 문학으로도 읽힐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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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월남민(越南民) 김은국의 경계 넘기와 ‘유랑민/세계시민’으로서의 글쓰기: 냉전기 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치성
제목 (타언어)
Border-Crossing and Writing as a “Nomad/Cosmopolitan” in the Works by the North Korean Refugee Richard E. Kim: The Politics of Diasporic Literature during the Cold War
저자
정주아
DOI
10.22871/mklite.2019..59.009
발행일
2019-12
유형
Y
저널명
한국현대문학연구
59
페이지
299 ~ 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