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화와 유교 전통: 현대 한국인의 유교 가치관

Globalization and Confucian Tradition:Confucian Values of Contemporary Korean People
  • 전태국

초록

칼 맑스 이래 현대 사회학은 유교와 자본주의 발전의 관계에 대하여 두 가지 주장을 제출하였다. 하나는 유교와 근대 자본주의 간의 불양립성의 테제이다. 맑스는 현대 자본주의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보편적 범주로서 “노골적인 이기심”과 “현금 계산”을 고양시키고, 윤리적 및 종교적 열정마저 “이기적 타산의 차디찬 얼음물 속에” 던져버릴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를 “합리적 질서의 차디찬 해골 손”이라고 특징지었다. 하버마스도 근대 자본주의사회의 병리를 생활세계가 화폐와 권력의 명령에 복종하는 “내적 식민화”에서 보았다. 그리하여 현대 사회학의 통찰에 따르면, 유교적 전통문화는 자본주의 발전의 과정에서 자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근대 자본주의가 합리성에 의거하지 않는 일체의 의식과 행동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교가 강조하는 효성과 공동체적 연대는 합리성과 개인주의에 기초한 근대 자본주의와 갈등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주장은 베버에 의해 고전적으로 제출된 유교 테제이다. 동아시아에서 근대적 합리적 자본주의가 출현하지 못한 기본 원인은 무엇보다도 동아시아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는 유교 윤리에서 찾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베버의 유교 테제를 추종하여, 근대화 이론가들은 유교 전통의 청산이 근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 지구화 물결 속에서 자본주의적 발전을 고도로 성취하고 있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과연 유교 전통은 쇠퇴하였는가? 한국 사회는 더 이상 유교 사회라고 불릴 수 없는가? 필자는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 2005년 여름에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는 현대 사회학의 주장과는 반대로 한국은 ‘범주적 유교 사회’라고 일컬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전통적 유교 예절과 유교적 가치관이 여전히 대부분의 한국인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한국인은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심지어 개신교도들도 60% 이상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 그리고 전통적 유교 예절을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한국인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칙“이라고 인정하고 있으며, 또한 ‘국가에 대한 충성’, ‘효도’, ‘어른 공경’, ‘민본 사상’ 등 유교적 가치를 “미래의 바람직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성 우위’와 ‘여성 차별’과 같은 비민주적인 보수적 전통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지만, 불교도들은 여전히 그러한 보수적 전통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의 외투를 걸친 유교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공동체적 연대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유교 문화는 자본주의적 지구화 시대에 존립하기 어렵다고 전망한 현대 사회학의 통찰을 반박한다. 비록 불교도와 기독교도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급속한 산업화의 결과 유교를 사회적 표면에서는 보기 어렵게 되었지만, 일상생활의 규범 원리로서 현대 한국인에게 지배적 영향력을 갖는 것은 여전히 유교임이 확인되었다. 지구화의 물결이 유교 전통의 존속을 훼손시키지 못하였음을 본 연구는 말하고 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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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구화와 유교 전통: 현대 한국인의 유교 가치관
제목 (타언어)
Globalization and Confucian Tradition:Confucian Values of Contemporary Korean People
저자
전태국
발행일
2007-11
유형
Y
저널명
사회와 이론
11
페이지
229 ~ 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