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환 시의 ‘자유정신’과 시민 이미지 * ― 박인환 초기시를 중심으로

The Spirit of Freedom and the Image of the Citizen in Park In-hwan’s Poetry : Focusing on Park In-hwan’s Early Poetry
  • 류상범

초록

이 논문은 박인환 초기시 속 ‘자유정신’의 의미를 밝히고, 해방기 현실을 극복할 주체로서 ‘시민’ 이미지를 창조하였음을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해방기 모더니즘 시 운동을 펼친 박인환 초기 시세계 형성에는 김기림의 영향이 있었다. 박인환의 산문을 통해 확인한 바 그의 초기 시세계는 1930년대 김기림 모더니즘을 계승하고, 해방기 김기림 모더니즘과 결별하는 진동 속에서 형성되었다. 순수한 민족의 회복을 당면 과제로 삼은 해방기 김기림은 해방을 통해 느낀 민족 공동체의 공통 감정이자 반민족적 가체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중시한다. 통일된 민족국가 수립에 매진했던 김기림에게는 상당한 당위성을 갖는다. 하지만 박인환의 시선에서 김기림의 변화는 민족 이란 절대를 상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한 맥락에서 박인환에게 해방기 김기림의 시는 센티멘털리즘을 노출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설정된 기만적 자유주의 질서를 은폐한 것으로 해석되거나, 민족 공동체의 구성원을 ‘새 백성’으로 호명한 것은 식민지 시기 · 해방기 국민 만들기 기획과 논리적 상동성을 노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박인환 초기 시세계 속 자유 정신의 의미와 시민의 이미지는 김기림에 대한 박인환의 시선으로부터 이해될 필요가 있다. 1930년대 김기림 모더니즘을 계승한 차원에서 박인환은 해방기 현실을 세계적 · 역사적 시각에서 진단한다. 그에게 현실의 문제란 민족이나 한반도 내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식민지 시기부터 이어지는 근대성의 문제와 연동된다는 것을 「인천항」을 통해 보여준다. 「남풍」, 「인도네시아 인민에게 주는 시」에서 박인환은 인민들의 민주적 자유에 대한 선택이 동아시아 · 지구적 차원의 선택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드러낸다. 이는 사르트르 실존 주의의 영향으로 그의 시민 이미지가 당대 현실에 대응하는 미적 응전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그의 시민 이미지는 시민 계급의 자유와 노동자 · 농민 계급의 평등을 아우르며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박인환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공동체를 형상화하며 시민의 자유가 실존적 · 정치적 자유와 연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박인환 초기 시세계는 전후 세계 질서 속에서 출현한 해방기 현실 모순과 연동된다. 그 같은 시각에서 박인환은 자유의 의미를 탐색하고 독자적 시민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실존적 · 정치적 자유를 실현하고자 했다. 4 · 19와 김수영으로 상징되는 한국 자유주의 시학의 계보는 박인환과의 연계 속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오늘날 신패권질서 속에서 보수적 이념으로 왜곡 · 방기된 자유의 의미를 고찰할 때 박인환 초기시 속 자유는 현재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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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박인환 시의 ‘자유정신’과 시민 이미지 * ― 박인환 초기시를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The Spirit of Freedom and the Image of the Citizen in Park In-hwan’s Poetry : Focusing on Park In-hwan’s Early Poetry
저자
류상범
DOI
10.15705/kopoet..84.202605.005
발행일
2026-05
유형
Y
저널명
한국시학연구
84
페이지
151 ~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