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민족의 신성로마제국시대의 제국최고재판소제도에 관한 연구 ― 헌법소원제도의 원형과 관련하여 ―

Über das Reichskammergericht im Heiligen Römischen Reich Deutscher Nation - in Beziehung zur Vorform der Verfassungsbeschwerde -

초록

헌법재판소는 96헌마172, 173(병합) 결정에서 구체적 사례 제시없이 비교법적으로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에 관한 보편타당한 일반적 형태가 없음을 이유로 헌법소원제도의 구체적 형성에 관하여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부여되어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주장은, 오늘날의 헌법소원제도와 유사한 근대적 헌법소원제도의 원형을 19세기 독일 개별 영방국가의 소원제도에서 찾으면서 그 당시 각 개별영방국가의 소원제도가 다양하였다거나 세계 각국의 헌법소원제도를 비교하였을 때에도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각 나라마다 입법례가 다양하다는 이유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라는 견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거나 그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고 이해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주장은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역사적 고찰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비교법적 연구에 따라 헌법소원제도의 심판대상에 관한 보편타당한 형태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 역시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을 파악함에 있어서 단순하게 일반화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 논문은 비교법사학적 방법으로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하여 먼저 독일민족의 신성로마제국시대의 제국최고재판소제도와 그 권한 특히 소원제도에 관하여 살펴본다. 1495년에 설치되어 1806년까지 계속된 독일민족의 신성로마제국시대의 제국최고재판소는, 이념적으로는 황제의 평화수호의무에서 비롯되었으나, 정치현실에서는 제국이 황제와 제국등족의 세력으로 분할되어 있고, 각 영방은 영주와 영방등족의 세력으로 분할되어 있는 독일 특유의 이원주의를 바탕으로 황제로부터의 사법권의 독립을 확립하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제국최고재판소제도는 공법적 다툼뿐만 아니라 재산권 관련분쟁 등 민사사건과 제한적으로 형사사건도 함께 다루었다는 점에서 헌법적 분쟁사건만을 다루는 오늘날의 헌법재판소제도와는 구별된다. 그리고 황제권에 바탕을 두고 있는 제국최고재판소제도를 헌법의 우위를 전제로 하는 오늘날의 헌법재판제도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또한 제국최고재판소제도에서는 제국차원의 최고기관인 황제와 제국의회간의 권한 다툼이나 제국법률의 내용에 관하여 심사하는 제도는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헌법재판제도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란트평화파괴사건, 제국직속민간의 분쟁, 특히 황제와 제국등족간의 분쟁사건과 영역고권을 지닌 제국등족 상호간의 분쟁사건, 영방에서의 영주와 영방등족의 분쟁사건, 헌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개인의 소원사건, 그리고 규범통제사건을 관할하였다. 제국최고재판소제도는 통치질서의 근본문제 내지 정치적 분쟁을 그 당시의 관념에 따르면 제국근본법에 따라 사법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통치자의 권력남용으로부터 당시의 관념에 따르면 반드시 보호되어야 할 피치자의 기본적 권리를 특별한 재판절차를 통하여 보장한다는 기능의 측면에서 볼 때, 신성로마제국시대의 제국최고재판소제도는 실질적 의미의 헌법재판제도라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제국최고재판소의 관할 중에서 영방들 사이의 권한쟁의와 더불어 압도적으로 많이 제기된 소원제도는 영주의 입법이나 처분이 ‘정당하게 획득된 신민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영주가 제국법률로 정해진 사법의 근본원칙을 준수하지 아니한 재판을 하거나 정당한 이유없이 재판을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경우에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소원제도는 영주의 재판권 남용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소원제도는 법원의 재판작용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로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헌법에서 헌법소원제도를 도입하면서 법원의 재판이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거나 행정처분 등 특정 국가작용만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명시하는 등의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면 반드시 법원의 재판을 당연히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으로 삼는 것이 소원제도의 원형에 부합하는 것이다. 다만 비교법사학적 방법에 따라 헌법소원제도의 본질을 밝히기 위해서는 신성로마제국시대의 소원제도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신성로마제국이 해체된 이후 19세기 입헌주의시대에 신성로마제국에서 분화된 독일, 오스트리아와 이들 국가와 인접하여 있으면서 법문화에서 이들 국가와 유사하며 비슷한 시기에 소원제도를 채택한 스위스의 입법례를 비교, 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키워드

historische RechtsvergleichungReichskammergerichtDualismusVerfassungsgerichtsbarkeit im materiellen SinnVerfassungsbeschwerde비교법사학제국최고재판소이원주의실질적 의미의 헌법재판헌법소원
제목
독일민족의 신성로마제국시대의 제국최고재판소제도에 관한 연구 ― 헌법소원제도의 원형과 관련하여 ―
제목 (타언어)
Über das Reichskammergericht im Heiligen Römischen Reich Deutscher Nation - in Beziehung zur Vorform der Verfassungsbeschwerde -
저자
박경철
발행일
2012-12
유형
Y
저널명
헌법학연구
18
4
페이지
343 ~ 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