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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협업의 얼굴과 경계의 풍경: 한국-동남아 국제공동제작 네트워크의 구조적 이중성
초록
영화의 위기다.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의 침체와 OTT 플랫폼의 급성장, 그리고 제작비 상승과 투자 불안정은 한국 영화의 생태계를 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배경에서영화인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시작했고, 그 대안으로 국제공동제작을 주목하였다. 특히 동남아시아와의 네트워크 형성은 단순한 자본 결합을 넘어, 창작과 산업, 문화의 교차지대를 확장시키는 시도로 이어졌다. 본고는 한국–동남아시아 국제공동제작의 형성과 전개를 ‘연결’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으며, 서로 다른 영화 생태계가 만날 때 그사이를 이어주는 사회적 관계와 신뢰의 구조가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관계 안에서 권력과 자원의 불균형이 어떤 양상으로 드러나는가를 탐색했다. 한국-동남아시아 국제공동제작의 네트워크 형성과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로널드 버트의 네트워크 이론을 관측 틀로 삼아 제작사⋅배급사⋅감독 등 주요 행위자의 협업관계를 분석하여 네트워크 중심축과 협업 유형을 분류함으로써 국제공동제작의 전략적⋅문화적 특성을 밝혔다.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협력은 대체로 두 가지 방향으로 뻗어 있다. 첫 번째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하향식 네트워크다. 이는 자본과 배급망을 중심으로 현지 산업을 통합해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는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는 독립 영화사나 신진 창작자들이 형성한 상향식 관계망이다. 신뢰와 사회적자본에 기반한 유연한 협력 구조가 특징으로 드러난다. 이 두 방향을 잇는 매개자들의 역할은 공공기관에서 개인 창작자에 이르기까지 다층적으로 나타난다. 영화진흥위원회나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프로젝트마켓과 같은 제도적 플랫폼은 신뢰를 쌓는데도움을 주며, 현지 프로듀서나 감독들은 언어와 문화의 간극을 좁히는 실질적 조정자로 기능한다. 이러한 매개 구조 속에서 한국은 동남아 현지의 인적 자원과 시장 정보를, 동남아는 한국의 자본과 기술, 한류 콘텐츠 네트워크를 공유하며 서로의 부족한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비대칭성을 내포한다. 한국 대기업 중심의 제작 구조 속에서 현지 파트너의 창작 주도권이 제한되거나,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동한다. 동남아 파트너 입장에서는 협력의 기회와 의존의 위험이 공존하며, 공동제작이라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경험하게 된다. 한국–동남아시아 국제공동제작은 문화적 신뢰와 사회적 자본이 교차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협력과 불균형이 교차하는 이 복합적 관계망 속에서 각 지역의 영화인들은 새로운 생태적 균형을모색하고 있다.
키워드
- 제목
- 영화 협업의 얼굴과 경계의 풍경: 한국-동남아 국제공동제작 네트워크의 구조적 이중성
- 제목 (타언어)
- Faces of Film Collaboration and the Landscape of Boundaries: The Structural Duality of Korea–Southeast Asia International Co-Production Networks
- 저자
- 이석창
- 발행일
- 2025-12
- 유형
- Y
- 저널명
- 영화연구
- 호
- 106
- 페이지
- 453 ~ 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