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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의 윤리와 진정성 너머의 문학 – 종교로서의 자본주의를 향한 장정일의 시적 대응
초록
본 연구는 장정일이 그의 문학을 통하여 종교화된 자본주의에 대응하는 태도를 살펴보며 이러한 태도와 그의 문학적 자의식이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리고 장정일이 보여주는 문학적 자의식에서 ‘부정의 윤리’를 읽어보았다. 장정일은 역사철학과 거대서사의 붕괴, 소비자본주의적 시장질서로의 급격한 전환, 그리고 이러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자라난 키치적인 문화들과 같은 90년대적 풍경을 그대로 체현하고 있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는 유희와 조롱을 문학적 방법론으로 가져오면서 일탈적이며 실험적인 문학을 추구한 작가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그의 문학적 실험은 진정성이라는 윤리적 탐색을 원천으로 하고 있다. 장정일이 취하는 문학적 실험과 여기서 발현되는 유희적 태도는 가짜와 허위로 둘러싸인 세계를 부정한다기보다는 이 세계가 가짜라는 것을 인정하고 이것을 그 자체로 향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장정일의 이런 문학적 태도에서 이 세계로부터 탈주할 수 있는 움직임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바로 이 움직임의 궤적이 장정일의 문학에 진정성을 생성시킨다.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모멸하는 부정의 글쓰기는 글쓰기라는 노동의 가치를 제로로 만든다는 점에서 그의 글쓰기는 적극적인 저항의 글쓰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거짓으로 만드는 부정의 글쓰기를 통해 ‘자본의 진정성 탐색’이라는 성찰성의 극한을 사유하는 장정일의 시적 작업은 성찰적인 자기만은 끝내 부정하지 못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필연적으로 빠지게 된다. 장정일이 더 이상 시를 쓸 수가 없다며 시인으로서 절필하게 된 것은 이런 맥락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장정일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식론적 질문에 너무 몰두하다 정작 지금 이 순간 살아지고 있는 현재의 삶을 놓친 것에 대한 자기성찰을 에세이스트의 문장으로 보여준다. 본 연구를 이와 같은 내용으로 장정일이 보여주고 있는 문학적 상상력과 그의 독특한 글쓰기 태도의 연관성을 살펴봄으로써 장정일이 당시 종교화된 자본주의에 대하여 대응하는 시적 상상력을 고찰했다.
키워드
- 제목
- 부정의 윤리와 진정성 너머의 문학 – 종교로서의 자본주의를 향한 장정일의 시적 대응
- 제목 (타언어)
- Literature beyond Ethics of Denial and Authenticity – Jang Jeong-il’s Poetic Responses to the Capitalism as a Religion
- 저자
- 김예리
- 발행일
- 2018-12
- 유형
- Y
- 저널명
- 한국현대문학연구
- 호
- 56
- 페이지
- 649 ~ 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