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과 잔류(殘留), 산업 이행기의 풍경으로 읽는 한강 『검은 사슴』

Extinction and Remains, Han Kang’s Black Deer Reads as a Scenery of the Industrial Transition

초록

이 글은 한강의 첫 장편소설인 『검은 사슴』을 산업이행기 광산업의 구조 조정에 따른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삶의 파괴라는 관점에서 읽어본 것이다. 일반적으로 ‘산업이행기’는 주력 산업의 세대 교체를 나타내는 단계라 중립적으로 언명되지만, 구산업이 소멸하고 신산업으로 대체되면서 사회 변화를 따르지 못해 ‘남겨진 자’들의 삶이 대거 파괴되는 구조적 폭력이 생겨나는 시기이다. 한강의 『검은 사슴』은 대규모의 국가적 부양에 잇달아 잔혹한 국가적 구조 조정을 받으며 황폐화된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때 산업역군으로 칭송받던 이들이 사회의 잉여물로 취급 받게 되는 구조적 전환을 그려낸다. 이 글의 본문에서는 두 가지 논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째는, 광산촌을 떠나온 이들과 남은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채감과 죄의식이다. 작가는 가난과 죽음을 피해서 가족을 떠난 존재들이 ‘그곳’에 남겨둔 존재들 때문에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을 그린다. 가출하거나 실종된 광부 딸들이나 해체된 가족의 서사가 그 핵심을 이룬다. 다른 하나는 오직 산업의 부양만을 목표로 수많은 인명 사고는 사회적으로 묵인하는 동안 죽음이 일상화된 삶을 견뎌야 했던 이들을 향한 윤리적인 애도이다. 산업이행기의 관점에서 본 광산업의 성쇠는 신체적·정신적 착취에 존재론적 착취까지도 더해진 폭력적인 사건성을 내포한다.

키워드

Han KangBlack deerindustrial transition periodGangwondo Taebaekcoal mining industryrestructuring of the coal mining industry한강검은 사슴산업 이행기광산업강원도 태백석탄산업 합리화
제목
소멸과 잔류(殘留), 산업 이행기의 풍경으로 읽는 한강 『검은 사슴』
제목 (타언어)
Extinction and Remains, Han Kang’s Black Deer Reads as a Scenery of the Industrial Transition
저자
정주아
발행일
2025-12
유형
Y
저널명
글로컬 어문학 문화 연구
21
21
페이지
21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