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악’과 함께 살아가기: 아우슈비츠 이후의 윤리

Living with ‘Banal Evil’: Ethics after Auschwitz

초록

이 글은 거대하고 잔인한 국가폭력의 과거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화해와용서, 나아가 윤리를 어떻게 정초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사색과 성찰로 이루어진에세이이다. 이 윤리적 난문에 대한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해 이 글에서는 그 우회로로서 아우슈비츠의 폭력의 본질, 그리고 경험을 성찰했던 두 명의 사상가 한나 아렌트와프리모 레비에 주목한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함’, 그리고 프리모 레비의 ‘회색지대’의 사유는 ‘이행기 정의를’ 고민하는 혼란스러운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윤리적 감각을 확보하기 위한 사유의 방법을 제공해 줄 것이다. 물론 ‘악의 평범함’과 ‘회색지대’는 전대미문의 홀로코스트라는 가공할 폭력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적 개념일 뿐 결코 가해자를 용서하기 위한 면죄부가 될 수는없다. 그렇다면 용서, 특히 집단적 용서는 불가능한 것인가. 이 글에서는 사이몬 비젠탈, 장 아메리, 프리모 레비, 자크 데리다, 자우메 카브레 등 홀로코스트 이후 서구 사회에서 논의된 용서에 대한 다양한 성찰들을 리뷰하면서, 현실 사회에서 종종 정치적 논리로 작동하는 사면/화해와 용서를 구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용서는 사면/화해와는 달리 결코 어떤 상황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질러진 악을 바로잡으려는 끝없는 노력과 생존자들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기, 즉 기억의 의무야말로 ‘평범한악’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윤리이다.

키워드

악의 평범함회색지대이행기 정의용서기억의 의무The Banality of EvilGrey ZoneTransitional JusticeForgivenessDuty of Memory
제목
‘평범한 악’과 함께 살아가기: 아우슈비츠 이후의 윤리
제목 (타언어)
Living with ‘Banal Evil’: Ethics after Auschwitz
저자
이영진
DOI
10.31008/mv.47.01
발행일
2022-12
유형
Y
저널명
기억과 전망
47
페이지
14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