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언해 사업의 문화적 의미 중화문명권으로의 진입과 탈출을 중심으로

Cultural Significance of Vernacular Translation Project in Early Joseon

초록

조선을 건국한 주체 세력들은 자신들이 구상한 문명으로 조선을 끌고 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문자의 소유를 통한 권력을 자신들이 독점하고 있는 이상, 이는 명확하게 한계를 가지는 것이었다.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어났던 것은 그러한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한자보다 훨씬 배우기도 쉽고 표기 범위도 넓은 정음은 백성들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지식 권력을 비판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백성들을 교화하여 유교적 문명의 자장(磁場) 안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다. 그 일환으로 언해가 선택된다. 언해는 외국어(원천언어), 특히 한문 서적을 정음(목표언어)으로 번역하는 행위를 통칭한다. 과거에 향찰이 존재했었지만 그것은 한자의 음과 훈을 이용하는 것이었으므로 우리말을 온전히 표기할 수 없었다. 정음은 이러한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해주는 문자였다. 언해는 기본적으로 소통을 위한 것이었다. 언해는 조선의 문명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원천언어에 대한 분석과 목표언어로의 재구성은 서로 다른 문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원천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 새로운 우리말 문체의 발견 등과 같은 학문적 성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원천언어를 하나의 모범으로 보고 그것을 통해 목표언어 사용자들을 교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언해의 이면에는 문화적 폭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러한 것이 중화문명으로 조선을 편입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백성들의 인식을 높임으로써 중화문명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언해를 통해 중세 지식이 습득되고 나아가 새로운 조선 문명의 건설로 나아가게 되는 계기에 대한 섬세한 연구가 필요하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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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선 전기 언해 사업의 문화적 의미 중화문명권으로의 진입과 탈출을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Cultural Significance of Vernacular Translation Project in Early Joseon
저자
김풍기
발행일
2012-02
유형
Y
저널명
동악어문학
58
페이지
165 ~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