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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맞서는 힘, 신화적 상상력과 꿈―옌롄커(閻連科)의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을 중심으로―
초록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은 중국 허난성(河南省) 출신의 작가 옌롄커(閻連科)가 직접 목도한 농촌의 현실을 그려낸 작품이다. 혈액공급촌을 만든다는 국가의 정책은 공동체적 재난이라 할 만한 대규모의 에이즈 감염, 에이즈촌의 형성으로 이어졌고, 작가는 비극적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신실주의(神實主義)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도하였다. 꿈, 신화, 상상력은 역설적으로 현실을 핍진하게 묘사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 소설은 ‘꿈’을 중심으로 3대에 걸친 딩씨 집안의 남성이 서사를 이끌어간다. 할아버지 딩수이양(丁水陽)은 ‘꿈꾸는 자’이고, 아버지 딩후이(丁輝)는 부자가 되겠다는 꿈(욕망)을 꾸는 자이며, 죽은 영혼이자 이 소설의 화자인 ‘나(샤오창)’는 꿈꿀 수 없지만 이들의 꿈을 관찰하는 주체이다. 서로 결이 다른 꿈을 꾸는 이들은 파국으로 나아간다. 샤오창은 딩후이(아버지)의 악행 때문에 독살되고, 딩수이양(할아버지)는 아버지(딩후이)를 살해한다. 이 비극 가운데 공동체는 붕괴된다. 비극을 만든 자, 치유하려는 자, 재난 과정을 관찰하는 자가 모두 한 가족이라는 점은, 재난이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외부로부터의 개입이 아니라 내부에서의 진단과 치유, 재생에 대한 요청인 동시에 희구로 읽을 수 있다. 옌롄커가 에이즈 감염, 공동체 붕괴라는 재난을 다루기 위해 사용한 것은 꿈과 신화라는 문학적 방식인 동시에 작가 특유의 신실주의적 방식이다. 작가는 비극을 그려내는 방식이자 소재로 꿈과 신화를 선택한다. 꿈은 부조리한 현실, 재난적 상황을 구체적으로 해부하고, 신화적 상징과 상상력은 재생과 치유의 복원력을 드러내고 제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는 ‘할아버지’로 호명되는 인물을 중심으로 구현된다. 할아버지 딩수이양은 사람을 사랑하고 꿈과 신화를 사랑하는 인물이며, 꿈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통찰하는 혜안을 가진 ‘꿈꾸는 자’이자, ‘꿈의 해석자’이며, 너그러운 치유자, 서로 다른 두 세상을 잇는 소통자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꿈과 신화가 교직되어 있다. 황폐화, 공동화(空洞化) 된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인 할아버지는 인간을 창조한 여와(女媧) 여신이 세상을 치유하고 복원하는 꿈을 꾼다. 신화적 상상력은 원초적 생명력과 새로운 세상의 탄생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키워드
- 제목
- 재난에 맞서는 힘, 신화적 상상력과 꿈―옌롄커(閻連科)의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을 중심으로―
- 제목 (타언어)
- Mythic Imagination and Dream as Forces Against Disaster─A Study of Yan Lianke’s Dream of Ding Village─
- 저자
- 유강하
- 발행일
- 2026-01
- 유형
- Y
- 저널명
- 日本學硏究
- 권
- 77
- 페이지
- 9 ~ 35